얼굴을 기억 못하는 병, 치매의 전조일까?
혹시 최근에 친한 사람을 지나치고도 인사를 하지 못한 적이 있으신가요? 또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등장인물의 얼굴이 자꾸 헷갈린다면, 단순한 건망증으로만 넘기기에는 조심해야 할 신호일 수 있습니다. 바로 '안면인식장애(Prosopagnosia)'라는 신경학적 증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.

안면인식장애란 무엇인가요?
안면인식장애는 시력이나 시각 정보 처리에는 문제가 없지만,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거나 기억하는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증상입니다. 가까운 가족, 친구, 동료의 얼굴조차 잘 알아보지 못하고, 머리 모양이나 말투, 옷차림 등 부수적인 정보에 의존해 상대를 인식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.

왜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게 될까요?
이 장애는 뇌의 특정 부위 손상과 관련이 있습니다. 주로 측두엽의 내측 부위와 후두엽 하부에 위치한 '방추상이랑(fusiform gyrus)'이라는 부위가 손상되었을 때 발생합니다. 이 부위는 얼굴을 인식하고 기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. 이러한 손상은 외상, 뇌졸중, 출혈, 혹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.
안면인식장애와 치매, 어떻게 연결될까요?
중요한 점은 안면인식장애가 단독으로 존재할 수도 있지만,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 점입니다. 치매는 단기 기억력 감퇴만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. 얼굴, 공간, 언어, 판단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이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얼굴 인식력의 저하도 하나의 징후가 될 수 있습니다.
실제 사례: 브래드 피트의 고백
유명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는 인터뷰에서 "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오해를 산 적이 많았다"며 안면인식장애를 고백한 바 있습니다. 그는 상대의 이름과 얼굴을 연결하는 것이 어려워 낯선 사람처럼 느끼는 일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.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증상을 돌아보게 되었죠.
내가 해당될 수도 있을까? 자가진단 체크리스트
-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를 길에서 마주쳐도 못 알아본 적이 있다
- 사람을 얼굴보다 머리스타일이나 옷차림으로 기억하려 한다
-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의 구분이 어렵다
-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진다
- 사진 속 자신을 잘 못 알아본 적이 있다
- 머리카락 자른 사람을 못 알아본 적이 있다
- 이름이나 정보 없이 얼굴만 보면 누군지 헷갈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
위 항목 중 2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, 전문의 상담과 정밀 검사를 고려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.
치매로 이어지지 않으려면?
안면인식장애는 치매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기보다는 뇌 기능 저하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. 이럴 때일수록 뇌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. 충분한 수면, 유산소 운동, 식물성 오메가3 섭취, 꾸준한 독서와 대화, 스트레스 관리 등이 뇌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. 특히 조기 발견과 진단을 통해 치매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경미한 증상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.
마무리하며
얼굴을 알아보는 능력은 단순한 시각의 문제가 아닌, 복합적인 인지 기능의 결과입니다. 그만큼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건망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. 평소와 다른 변화가 느껴진다면 스스로를 점검해보고, 조기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.
제 아내가 간호사로서 보건소에 근무한 적이 있는데, 금연관련 상담업무를 담당하면서 이 증상 즉, 안면인식장애가 왔다면서 그때의 암담했던 경험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. 누구에게나 올수 있는 증상이라서 조금 겁이 나기도 했고, 치매를 공부하면서 이 증상이 또 치매와도 연관될수 있다고 하여 여러분께도 알려드리고자 글을 적어봅니다. 모쪼록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을 기원합니다.